미국의 무역 전문가가 쿠팡의 김범석 의장에게 한국 국회에 직접 출석해 사과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는 최근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된 조언입니다.
태미 오버비는 과거 미국상공회의소에서 아시아 지역을 담당했던 부회장 출신으로, 현재는 DGA그룹이라는 미국 컨설팅 회사의 파트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지난 26일 워싱턴에 위치한 아시아정책연구소가 마련한 세미나에서 이같은 의견을 밝혔습니다.
오버비는 “김범석 의장이 국회 출석 요구를 거부한 것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녀는 삼성의 이재용 회장이나 SK의 최태원 회장이 국민 감정을 자극하는 문제가 발생했을 직접 나서서 해결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의장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오버비 자신이 쿠팡을 고객사로 두고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쿠팡 사태의 해결 방안을 묻는 질문에 답하면서, 창업자가 먼저 사과한 자금을 내놓아 미국과 한국의 최고 수준 사이버보안 전문가들이 모여 데이터 문제 해결책을 논의하는 포럼을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실제로 김범석 의장은 세미나가 끝난 열린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회의에서 처음으로 직접 목소리를 내어 사과했습니다. 그는 “개인정보 사고로 고객 여러분께 걱정과 불편을 드린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오버비는 한국 정부도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쿠팡에 대해 진행 중인 11건의 조사 중에서 데이터나 사이버보안과 실제로 관련된 것은 2건뿐이며, 나머지 9건은 노동 문제, 관세, 세금, 금융 감독 보안과는 상관없는 분야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녀는 “내 판단으로는 9건 모두 차별적인 조치”라며 “중단되어야 한다”고 직설적으로 말했습니다.
세미나에서는 쿠팡이 겪는 상황이 한국 정부의 디지털 규제가 미국 기업들에게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나이절 코리 연구원은 한국의 디지털 규범이 도입된 이후 미국 기업들이 불공정한 표적이 되고 있다고 느끼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한미 갈등 요소도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코리 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은 오랫동안 제기해온 걱정들을 해결할 기회가 이제야 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쿠팡 사태가 단순히 기업의 문제를 넘어 한미 경제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있는 사안임을 시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