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를 이끌던 박영재 처장이 27일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대법원 설명에 따르면, 처장은 같은 조희대 대법원장을 만나 처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사법 개혁과 관련된 가지 법안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가 말하는 가지 법안은 바로 ‘법 왜곡죄’, ‘재판소원제도’, ‘대법관 인원 확대’ 입니다.
처장은 이날 공식 입장문에서 “최근 여러 가지 상황들과 법원 내부와 외부에서 오가는 이야기들을 모두 살펴본 결과, 제가 물러나는 것이 국민들과 사법부 모두에게 나은 선택이 같아 자리를 내려놓기로 결심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그는 “사법부가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점에 떠나게 되어 여러모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현재 논의되고 있는 사법제도 개편이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국회는 26일 본회의를 통해 왜곡죄 관련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법안의 핵심 내용은 판사나 검사가 특정 사람에게 피해를 주려는 의도로 법률을 잘못 적용하거나 증거를 조작할 경우,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민주당은 본회의에 법안을 올리기 전에 일부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죄가 적용되는 범위를 모든 ‘사건’에서 ‘형사사건’으로만 한정했고, 죄가 성립되는 조건도 크게 손봤습니다.
하지만 25일 전국 법원장 43명이 모인 회의에서는 이런 수정안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법원장들은 “수정된 내용을 고려해도 범죄가 성립하는 조건이 너무 모호하고 추상적이어서 처벌 대상이 지나치게 넓어질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또한 “고소와 고발이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들은 이어서 “재판이 빠르게 진행되고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는 것과는 반대되는 결과를 낳을 위험이 있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대법관이기도 박영재 처장은 올해 1월 16일 천대엽 처장의 뒤를 이어 법원행정처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참고로 그는 지난해 5월 파기환송 판결이 내려졌던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사건이 전원합의체로 넘어가기 주심 역할을 맡았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25일 오후 열린 2026년 전국 법원장 임시 회의에서는 박영재 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진행했습니다. 이날 회의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가지 사법 개혁 법안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논의하기 위해 특별히 소집된 자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