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미국의 현지 투자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strong>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특히 반도체에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압박을 강화하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에서 K반도체를 대체할 제품은 없으나, 미국의 반도체 관세 카드가 전 세계 반도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도 제기된다.</p>
<p data-source-line="4-4"><strong>완제품까지 겨냥한 고강도 반도체 관세 언급</strong></p>
<p data-source-line="6-6">28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반도체 관세의 적용 대상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반도체는 물론 노트북, 게임 콘솔, 데이터센터 서버 등 반도체가 탑재되는 다양한 완제품까지 관세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p>
<p data-source-line="8-8">관세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압박해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설비를 구축하도록 유도하고,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정부는 국가별로 관세율과 쿼터(할당량)를 설정하고, 반도체 기업에 맞춤형 지침을 제공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p>
<p data-source-line="10-10">아울러 관세 감면 혜택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투자 약속과 연계해 진행하려 한다. 예를 들어, 외국 기업이 일정 물량의 반도체를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도록 쿼터를 부여하되, 그 규모는 기업이 약속한 미국 내 생산 설비 투자 규모와 연동하는 방식이다.</p>
<p data-source-line="12-12">이 같은 관세안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주요 기업의 셈법도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범용 D램·낸드 가격 상승으로 미국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p>
<p data-source-line="14-14">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 미국 매출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6월 말 기준 삼성전자의 미국 수출액은 70조64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3조4759억원)보다 111% 증가했으며, 금액으로는 37조1707억원이 늘어났다. 반도체 외 완제품(DX) 매출도 포함돼 있으나 대부분 메모리 반도체 매출로 추정된다.</p>
<p data-source-line="16-16">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의 약 64%가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최근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미국 매출은 84조564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4.1%를 차지했다. 작년 상반기 미국 매출(27조8344억원)보다 56조7304억원이 증가했다.</p>
<p data-source-line="18-18">고부가 메모리를 중심으로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데이터센터 서버나 완제품까지 관세가 확대되면 전방위적인 수요 위축이 이어질 수 있다. 현재도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관세 부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더 상승하면 메모리 수요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p>
<p data-source-line="20-20"><strong>TSMC 미국 대규모 투자 발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압박</strong></p>
<p data-source-line="22-22">대만 TSMC가 구축한 전례도 한국 기업에는 부담이다. 지난 1월 미국과 대만 간 무역합의에서 미국은 대만 기업 TSMC의 미국 대규모 투자 발표에 따라 상호 관세율을 20%에서 15%로 낮췄다. 대만이 미국에 약속한 총투자 규모는 5000억 달러(약 736조 원)에 달하며, 투자 규모 중 대부분을 TSMC가 차지한다.</p>
<p data-source-line="24-24">TSMC의 대미 투자는 애리조나주 피닉스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초기 계획에서 지속적으로 증액돼 현재 총 2650억 달러(약 390조 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미국에 2나노 이하 첨단 공정 생산 파운드리 공장 10곳과 첨단 패키징 공장 2곳, 연구개발(R&D) 센터 1곳이 들어선다. 웨이퍼 생산부터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까지 TSMC의 반도체 생태계를 미국 현지에 구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p>
<p data-source-line="26-26">TSMC가 선제적인 대미 투자로 관세 방어막을 구축한 만큼, 한국 기업 역시 미국 내 생산 거점 확대 압박을 강하게 받을 수 있다. 지난 5월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반도체를 대상으로 한 전면적 관세 부과가 적절한 시점에 이뤄질 것이라며, 미국으로 생산 시설을 이전하는 반도체 기업에는 일정 규모의 수입을 허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p>
<p data-source-line="28-28">삼성전자는 총 370억 달러(약 51조 원)를 투자해 텍사스주 테일러에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핵심 거점이 될 테일러 1공장은 연내 가동을 목표로 막바지 준비 중이며, 테일러 2공장은 2030년 양산을 목표로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간다.</p>
<p data-source-line="30-30">SK하이닉스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 웨스트라피엣에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 기공식을 개최했다. SK하이닉스는 총 40억 달러(약 5조515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인디애나 공장을 건설하고, 2029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HBM 양산에 돌입한다.</p>
<p data-source-line="32-32">인디애나 반도체 공장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처음 구축한 HBM 생산 전초기지로, 한국과 미국 간 생산 체계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운영된다. 한국에서 생산된 최첨단 웨이퍼가 인디애나로 이송되고, 이곳에서 어드밴스드 패키징과 테스트를 거친 'Made in USA' HBM 제품이 미국 고객에게 공급된다.</p>
<p data-source-line="34-35">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내 생산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당초 예정한 투자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에 이은 미국 추가 투자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투자 대상은 특정 국가에 한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