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미터 은메달 획득으로 대한민국 올림픽 역사상 개인 최다 메달 기록을 새로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이제 김길리 선수에게 에이스 자리를 넘겨주려고 합니다”
2월 20일,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아이스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펼쳐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500미터 결승전. 최민정 선수(28세)는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 붉게 물든 눈가를 손등으로 닦으며 태극기를 들어올렸습니다.
“정말로 마지막 올림픽 무대라는 생각이 드니 눈물이 멈추지 않네요.”
대한민국 빙상 스피드의 간판 선수인 최민정은 은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부터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시상식 단상에 오르기 훨씬 전부터 시작된 눈물은 쉽게 그치지 않았습니다.
경기를 끝낸 그녀는 “아무런 아쉬움 없는 경주를 펼쳐서 정말 마음이 시원합니다”라고 말하면서도 눈물을 계속 닦아냈습니다. 이어서 “사실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곳곳이 아팠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그래서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 거라는 생각을 자주 했고, 경기를 마친 지금도 ‘이제 진짜 끝이구나’라는 생각만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라고 심경을 털어놓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녀의 올림픽 마지막 무대였음을 깜짝 공개한 순간이었습니다.
은퇴를 결심하게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자연스럽게 마지막이라는 느낌이 찾아왔어요. 그동안 수많은 기록을 만들면서 제가 있는 모든 것을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후회는 남아있지 않아요“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했습니다.
대한민국 올림픽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
이날 1,500미터 은메달 획득으로 최민정은 개인 통산 올림픽 메달 개수를 7개(금메달 4개, 은메달 3개)로 늘렸습니다. 이는 대한민국 선수로서 여름과 겨울 올림픽을 통틀어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한 새로운 기록입니다. 또한 쇼트트랙의 전설로 불리는 전이경 선배(금메달 4개, 동메달 1개)와 함께 동계올림픽 한국 선수 최다 금메달 공동 1위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최민정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도 기록이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아요. 선수 소개 시간에 메달 개수를 세어보면 무려 7개나 되는데, ‘이걸 정말 내가 전부 땄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듭니다”라며 부끄러운 웃음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운이 정말 좋았고,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이 계셨어요. 덕분에 견뎌낼 있었고, 그래서 만들어낼 있었던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겸손하게 덧붙였습니다.
‘7개 메달 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메달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그녀는 망설임 없이 “바로 오늘의 메달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원래는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던 순간이 제일 의미 깊게 다가왔었는데, 오늘 1,500미터에서 은메달을 따고 나니까 그때보다 훨씬 가치 있게 느껴져요. 최다 메달 기록을 세운 지금 순간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라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올림픽 무대와의 작별, 하지만 선수 생활은 계속
올림픽 무대에서는 물러나지만, 선수 생활을 완전히 끝내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최민정은 “현역 은퇴 여부는 혼자만의 결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에요. 소속팀과도 충분히 상의를 해봐야 하는 부분입니다”라며 “지금까지는 오로지 올림픽만 바라보고 달려왔기 때문에 다른 것들은 충분히 쉬면서 천천히 생각해보려고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이제는 김길리 선수에게 에이스라는 칭호를 물려줄 때가 왔습니다”라며 “저는 전이경 선배님과 진선유 선배님 같은 분들을 보면서 꿈을 키웠고, 꿈을 이루어냈어요. 길리 선수가 저를 보면서 꿈을 키우고 이루어내는 모습을 보니 정말 기쁩니다”라고 후배에게 바통을 넘기는 따뜻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같은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김길리 선수와 부둥켜안고 함께 기뻐하는 최민정의 모습은 한국 쇼트트랙의 빛나는 미래와 전통의 계승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