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주미대사, “상황 면밀히 살피겠다”
“트럼프 중국 방문 북미 대화 가능성도 주목”
강경화 주미대사가 24일 워싱턴에 있는 한국문화원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여러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쿠팡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한국 정부를 대상으로 통상법 301조 기반 불공정 무역 관행 조사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우리 정부도 이런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24일 확인됐습니다.
트럼프와 쿠팡, 맞물린 이해관계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시스템을 전면 재구성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지난주 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을 근거로 작년에 도입된 국가별 상호관세 정책이 법에 어긋난다고 판결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는 우선 현지시간 기준 이날부터 통상법 122조를 활용해 ‘전세계 관세’를 150일 동안 부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동시에 통상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나라별 불공정 무역 관행과 수입 물품별 국가 안보 위협 여부를 조사하면서, 지속 가능한 추가 관세 부과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입니다.
통상법 301조는 작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한국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쿠팡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쿠팡의 미국 투자사인 그린옥스, 알티미터 등은 지난달 22일 미국무역대표부에 한국 정부의 규제가 차별적이고 징벌적 성격을 띤다며 통상법 301조 조사를 요청하는 청원서를 냈습니다.
우리 정부는 미국 행정부가 청원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법원 판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미국무역대표부가 주요 무역 파트너 국가 대부분을 대상으로 대규모 통상법 301조 조사를 예고했고,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가 중요 고려 요소로 언급한 ‘미국 디지털 상품 서비스 차별‘에 쿠팡 사례가 포함될 있다고 미국 당국이 판단할 여지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무역대표부는 보통 301조 청원을 접수하면 45일 안에 조사 시작 여부를 결정합니다. 다음 초쯤 한국을 대상으로 조사 착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날 쿠팡을 상대로 비공개 조사를 실시한 미국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도 한국 정부에 이번 사태에 관한 설명을 요구했으며, 이에 따라 쿠팡 조사 경위와 현재 상황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이 법사위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미국무역대표부가 다음 301조 조사를 개시하더라도 한국 정부의 입장을 들어야 하며, 조사 시작이 곧바로 관세 부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외교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우리 정부는 쿠팡 조사가 집행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며 디지털 규제 입법과는 별개라는 입장을 미국 측에 꾸준히 전달해 설득해낸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강경화 주미대사는 이날 워싱턴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대법원 판결에 대해 우리 정부는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후속 조치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는 한편, 미국과의 협의가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될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김정은 베이징 만남 가능성에 촉각
3월 말부터 4월 사이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지 여부도 주미대사관이 주목하는 사안입니다. 대사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북미 대화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진행 상황, 미중 관계, 북중 관계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실제로 북미 접촉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으며, 아직 의미 있는 움직임이 포착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리 정부의 북핵 수석 대표인 정연두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이 이날 미국을 방문한 것도 이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합니다.
강 대사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국무부 행정부 각급 부서와 수시로 소통하면서 북한의 대내외 동향을 공유하고 대북 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며 “미국은 일관되게 대북 정책에 어떤 변화도 없고, 한국이 놀랄 만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긴밀히 사전·사후 소통하겠다고 밝히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