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관광, 연간 117만 돌파
2024년 기준으로 한국을 찾은 해외 환자 숫자가 117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1.9배나 급증한 수치로, 세계 202개국에서 환자들이 한국 의료 서비스를 찾았습니다.
특히 일본에서 환자가 44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 26만 명, 미국 10만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들 해외 환자와 동반 가족들이 의료비와 관광 비용으로 금액은 무려 7조 5천억 원에 달합니다.
몽골 여성의 한국 의료 체험기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에서 만난 43세 몽골 여성 촐로바타르 어드게럴의 사연은 한국 의료 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줍니다. 그녀는 갑상선 왼쪽에 생긴 8센티미터 크기의 종양 때문에 식도가 눌려 불편함을 겪었습니다.
몽골 현지 여러 병원을 다녀봤지만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했고, 병원에서는 가능성을 언급하며 목을 길게 절개하고 갑상선 전체를 제거하는 수술을 제안받았습니다. 평생 안고 흉터와 부작용이 걱정됐던 그녀는 고민 끝에 한국행을 결정했습니다.
중국이나 튀르키예도 고려했지만, 한국 의료 기술의 뛰어남을 많이 들었고 특히 한국에서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친구의 적극적인 추천이 결정적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로봇 수술로 갑상선 일부만 절제한 결과, 목에는 어떤 흉터도 남지 않았습니다. 로봇 수술은 겨드랑이나 입을 통해 기구를 넣기 때문입니다.
더 좋은 소식은 조직 검사 결과 암이 아닌 양성 종양으로 밝혀진 것입니다. 암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낸 그녀는 귀국 경과 관찰을 위해 다시 한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가로수길에 나타난 붕대 쇼핑족
치료나 수술뿐 아니라 미용과 관광을 함께 즐기려는 해외 방문객들도 크게 늘었습니다.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가보면 한국 의료관광의 현장을 생생하게 있습니다.
피부과와 성형외과가 즐비한 이곳에는 얼굴에 붕대를 칭칭 감거나 두꺼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화장품 쇼핑을 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대형 뷰티 매장에 들어서면 얼굴 윤곽 수술을 받은 머리 전체를 압박 붕대로 감은 외국인이 자연스럽게 계산을 하고, 성형수술을 젊은 남성이 번역 앱을 사용해 화장품 위치를 묻는 모습을 쉽게 있습니다.
매장 직원에게 붕대를 감은 외국인 환자가 얼마나 오는지 물으니 “숫자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근처 성형외과 입구에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러시아어 6개 언어로 안내문이 붙어 있을 정도입니다.
피부과가 성형외과를 제치다
진료 과목별로 보면 케이뷰티의 영향으로 피부과의 약진이 눈에 띕니다. 피부과를 찾은 해외 환자는 2019년 8만 5천여 명에서 2024년 70만 5천여 명으로 5년 만에 8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성형외과 환자도 9만여 명에서 14만여 명으로 57% 늘었지만, 해외 환자 1위 자리는 피부과에 내줬습니다. 현재 전체 외국인 환자의 68%가 피부과(56.6%)와 성형외과(11.4%)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피부과 전문의는 “코로나19 이후 중국 의료관광객의 선호가 성형수술에서 피부 시술로 바뀌었다”며 “강남의 많은 유명 병원들이 외국인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해외에서는 믿을 만한 미용 의사를 찾기 어려운 점도 한국을 선택하는 주요 이유입니다.
한국 의료관광이 인기 있는 이유
외국인 환자가 급증한 배경에는 크게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첫째는 체계적인 감염 관리와 합병증 최소화 높은 수준의 의료 품질입니다.
보건산업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6명(59.8%)이 ‘향후 의료 서비스 이용이나 의료관광 목적으로 한국을 다시 방문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유로는 우수한 의료 기술과 치료 효과(60.1%), 최첨단 의료 장비와 시설(51.1%)을 꼽았습니다.
검사부터 진단, 치료까지 같은 병원에서 빠르게 진행되는 시스템과 공항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제
한국 의료관광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자리 잡으려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재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피부과와 성형외과에 쏠려 있어 다양성이 부족합니다.
전문가들은 단기 치료 외에도 정밀 건강 검진과 사후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외국인 환자가 시술이나 수술 본국으로 돌아가도 원격 진료를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받는 시스템을 만들면, 한국 의료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새로운 환자 유치 확대로 이어질 있다는 설명입니다.
의료관광 업무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법무부 등으로 나뉘어 있는 것도 한계로 지적됩니다. 말레이시아는 의료관광위원회, 튀르키예는 국제보건서비스공사 같은 전담 조직을 중심으로 의료관광 진흥에 나서고 있습니다.
연구원은 “국가 차원의 컨트롤타워 신설과 투명한 시장 환경 조성, 사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한국 의료관광은 미용 중심의 단순한 시장에서 벗어나 중증 질환 치료와 장기 환자 관리가 가능한 다층적 산업 구조로 발전할 있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