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올림픽 충돌 사건 이후 서먹했던 선수가 다시 만나 만들어낸 기적의 드라마

밀라노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최민정과 심석희는 과거의 앙금을 내려놓고 함께 뛰기로 결심했습니다. 준결승 경기부터 선수의 전략이 완벽하게 들어맞기 시작했죠.

심석희가 강력하게 밀어주면 최민정이 앞서가는 선수를 추월하는 방식으로 경기 흐름을 주도했습니다. 키가 심석희의 있는 밀기와 최민정의 빠른 스피드가 만나 최고의 조합을 이뤄냈습니다.

최민정 주장은 경기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표팀 선수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여자 계주는 대한민국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종목이니까요.”

2월 19일 한국시간으로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3천 미터 계주 결승전에서 한국 대표팀은 4분 4초 014라는 기록으로 1등으로 들어왔습니다.

최민정, 김길리, 심석희, 노도희 선수가 함께 만들어낸 이번 금메달은 밀라노 올림픽에서 한국이 획득한 번째 금메달이자 쇼트트랙 종목 번째 금메달이었습니다.

쉽지 않았던 과거를 극복하다

사실 선수의 관계는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2018년 평창 대회 여자 1천 미터 결승에서 최민정이 바깥쪽으로 추월을 시도하다가 심석희와 부딪쳐 넘어지는 사고가 있었죠. 당시 심석희는 페널티를 받아 실격 처리됐고, 일부러 충돌한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왔습니다.

이후 심석희는 코치와 주고받은 문자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고, 빙상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아 2022년 베이징 올림픽 출전 기회마저 잃었습니다. 대표팀 훈련도 따로 정도로 관계는 악화됐습니다.

그동안 대표팀은 선수가 직접 손을 맞잡는 순서를 피하는 방식으로 계주를 운영해왔습니다.

감정보다 경기력을 선택하다

하지만 이번 밀라노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주장을 맡은 최민정이 개인적인 감정보다 팀의 승리를 우선으로 생각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최민정은 대회 인터뷰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대표팀의 사람으로서 내가 해야 일에 집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심석희 역시 금메달을 확정한 빙판 위에서 눈물을 흘리며 “정말 힘든 시간들이 많았는데, 선수들과 함께 견뎌내고 이겨낸 같아서 마음이 벅차올랐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에 이어 계주 종목에서만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심석희는 “매번 좋은 동료들을 만난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하루하루 열심히 살겠다”는 다짐을 전했습니다.

결승전에서도 완벽했던 호흡

준결승에서 이미 효과를 전략은 결승전에서도 그대로 적용됐습니다. 경기 중반 2위를 달리던 심석희가 강하게 밀어주자 최민정이 폭발적인 속도로 선두로 치고 나갔습니다.

중국 선수에게 잠깐 앞서가는 것을 허용했지만, 다시 같은 패턴으로 재역전에 성공하며 1위로 결승에 올랐죠.

결승전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남은 바퀴가 4개일 심석희의 밀기를 받은 최민정이 2위로 올라서며 판을 유리하게 만들었고, 마지막 주자인 김길리가 이탈리아의 아리아나 폰타나를 안쪽으로 제치며 승리를 확정지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금메달 레이스

한국 쇼트트랙의 금빛 질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2월 21일에는 남자 5천 미터 계주와 여자 1천5백 미터 경기가 남아있습니다.

특히 1천5백 미터는 최민정과 김길리의 주특기 종목이라 선수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남자 대표팀도 시즌 국제빙상연맹 월드 투어 계주에서 차례나 우승하며 세계 랭킹 1위에 오를 정도로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어 추가 금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쇼트트랙 최강국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개인적인 감정을 뒤로하고 최고의 조합을 선택한 선수들의 용기와 결단이 만들어낸 완벽한 결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