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야구 주말리그, 극단적인 점수차 경기 논란
지난 8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 드림 볼파크에서 열린 고교야구 전반기 주말리그에서 부산고등학교가 울산BC팀을 상대로 41대0이라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습니다. 회에만 12점을 얻으며 7회까지 66명의 타자가 나와 36개의 안타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14일에는 성남고등학교와 서울HG의 경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성남고가 1회 말에만 13점을 뽑아내며 6회까지 30개의 안타로 33대0 완승을 기록했죠.
이외에도 북일고는 안산BC를 27대0으로, 야탑고는 의왕BC를 31대0으로 압승했습니다. 또한 안산공고 35대1 화성·동탄BC, 전주고 22대1 한국마사회BC, 경북고 26대1 대구·북구SC 일방적인 대량 득점 경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대학 진학과 프로 진출을 목표로 하는 엘리트 야구팀과 취미 활동 중심의 클럽팀이 같은 리그에서 경쟁하면서 실력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승부가 결정되어도 규정상 7회까지 경기를 진행해야 합니다.
전국대회는 5회에 10점 차이 또는 7회에 7점 차이가 나면 경기가 종료되지만, 주말리그는 7회에 7점 차이 이상일 때만 조기 종료가 가능합니다.
더 문제는 일부 클럽팀이 최소 인원인 9명만으로 경기에 나선다는 점입니다. 고교야구팀 창단에는 최소 18명이 필요하지만, 경기 출전은 9명 이상이면 가능합니다. 관계자는 “최소한 12명은 있어야 하는 아니냐. 선수 명만 다쳐도 경기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학 입시 평가에 그대로 반영되는 불공정
현재 등록된 고교야구팀은 103개이며, 선수는 3,815명입니다. 9%만 프로팀에 선발되고, 나머지 대부분은 대학 진학을 통해 선수 생활을 이어갑니다.
문제는 대학 입시에서 경기 기록이 차지하는 비중이 70~80%에 달한다는 점입니다. 타자는 타율과 안타 개수, 투수는 방어율과 속도 숫자 중심의 기록이 합격 여부를 결정합니다.
그러다 보니 실력보다는 ‘누구를 상대했느냐’에 따라 성적이 크게 달라집니다. 강한 팀만 만난 선수와 약한 팀을 여러 만난 선수의 기록이 동일하게 평가되는 것이죠.
일부 권역에서는 추첨으로 대진이 결정되어 어떤 팀은 강팀 6개와 경기하고, 어떤 팀은 강팀 4개와 약팀 2개를 상대하는 식입니다. 현장에서는 “시속 140~150킬로미터 빠른 공을 쳐서 만든 안타나 시속 110킬로미터 느린 공을 쳐서 만든 안타나 입시에서는 똑같이 평가된다”는 불만이 나옵니다.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물론 클럽팀의 존재 자체는 긍정적입니다. 다양한 진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죠. 실제로 광남고BC, 거제BC 일부 클럽팀은 전통 엘리트팀과 대등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고교야구의 진정한 가치는 기록보다 선수들의 열정과 투혼에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클럽팀은 학업을 병행하는 취미형이지만, 엘리트팀 선수들은 대학 진학을 위해 기록 경쟁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같은 리그에서 뛰지만 목적과 조건이 다른 선수들이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받는 구조가 문제입니다.
현재 시스템에서 클럽팀과의 경기가 불가피하다면, 최소한 모든 팀이 공평하게 대전할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합니다. 단순 추첨으로 대학 입시 성적이 결정되어서는 됩니다. 선수들이 흘린 노력과 땀이 공정하고 공평하게 평가받을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