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생활 적응을 위한 가지 언어 교육의 중요성
하지만 현실은 교육 시스템도, 선생님 대우도 모두 불안정한 상황입니다. 빠른 개선이 필요합니다.
경기도 안산의 선일초등학교 정문에는 새로 입학하는 어린이들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 특별한 점은 한글과 러시아어가 함께 적혀있다는 것입니다.
281명 가운데 144명. 안산시의 중학교에는 소련 지역에서 고려인 동포 학생이 전체의 절반이 넘습니다. 안산, 인천, 제천, 광주 여러 지역에 고려인 마을이 만들어지면서 이처럼 이주민이 많이 모인 학교가 늘고 있습니다.
이 학생들 상당수는 한국말보다 러시아어로 대화합니다. 한국어를 제대로 배우기 전에 학교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리디아(17세) 학생은 “한국에서 10년을 살았어도 한국말이 어렵습니다. 중학교 들어가서는 수업 따라가기도 힘들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고려인들이 유독 한국어에 서툰 이유는 1937년 당시 소련 정부가 소수 민족을 탄압하며 고려인들을 중앙아시아로 강제로 이주시킨 민족 언어 교육을 금지했던 역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중국 동포들은 민족 교육을 통해 한국어를 유지할 있었지만, 고려인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언어적 단절을 경험했습니다.
① 학교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
고려인들의 한국어 실력이 부족한 가장 이유는 단계별 교육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집중 교육 부족’이 심각합니다. 한국에 직후 3~6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언어를 배우는 것이 중요한데, 접근하기 쉬운 교육 시설이 거의 없고 학교 현장에서도 맞춤형 교육이 제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초등학교를 마치고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적응은 더욱 어려워집니다. 체계적인 언어 교육과 한국 학생들과의 교류가 필요하지만, 고려인 학생들은 주로 동포들이 많은 학교로 가기 때문입니다. 대한고려인협회 정영순 회장은 “한 반에 한국어를 못하는 학생이 30% 이상이면 제대로 한국어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립교육원에서 만든 ‘표준 한국어’ 교재가 있지만 기초 수준에 머물러 실제 교과 수업을 따라가는 데는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교육부는 최대 2년 안에 교재를 끝내라고 권장하지만,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수준별 수업을 해도 문제는 남습니다. 2024년 다문화 연구학교로 선정된 선일중학교는 한국어 수준에 따라 6개 반을 운영하며 주당 12시간 한국어 수업을 하지만, 동포 학생들이 한국어 수업에 참여하려면 다른 과목 수업을 포기해야 합니다.
② 선생님 대우도 불안정
현재 교육청 지원으로 학교에서 일하는 ‘두 가지 언어 강사’들의 열악한 대우도 언어 교육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최근 모임에서 만난 강사들은 “시간제 근무로 15시간도 되고 시급은 3만 수준입니다. 게다가 강사 역할이나 자격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학교에서 해야 일의 범위가 너무 넓습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정규 교사가 수업을 맡아도 공립학교는 정기적으로 다른 학교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교육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쌓기 어렵습니다. 모스트의 송연숙 상임이사는 “체계적인 연수도 없다 보니 검증되지 않은 강사가 현장에 투입되기도 합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③ 학교 대안책도 한계가 있음
학교 언어 교육의 부족함을 보완하려고 지방자치단체에서 ‘학교 대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경기도교육청이 2023년 시작한 경기한국어공유학교는 학교 입학 집중 교육을 하지만 ‘단기 위탁형 대안교육기관’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위탁기관과 원래 학교 교육 과정에 차이가 있어 상급 학교 진학 불이익이 발생하면 학생이 모두 감당해야 합니다. 제대로 가지 언어 교육을 받지 못하면 사회생활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안산 고려인 문화센터를 운영하는 김영숙 상임이사는 “동포 학생들이 어렵게 대학에 들어가도 언어의 벽을 넘지 못해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있도록 체계적인 가지 언어 교육이 절실합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