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개봉 만에 방문객 10만 돌파
입장 수익 증가와 함께 지역 상권도 활력 주변 지역들도 관련 관광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
“영화에서 가슴 아픈 장면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려고 길을 달려왔습니다.”
충북 청주에서 이모 씨(58세)는 강원도 영월의 유명 관광지를 처음 방문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왕과 사는 남자’를 관람한 이곳을 찾았다며, “역사의 비극이 서린 곳이라 경건한 마음이 들었고, 동시에 눈앞에 펼쳐진 자연경관은 평생 기억에 남을 만큼 멋진 풍경”이라고 전했다.
천만 관객 돌파 영화, 지역 관광 열풍 이끌어
조선시대 어린 임금을 다룬 영화가 천만 관객을 넘어서면서, 그가 유배생활을 했던 영월이 전국적인 여행지로 떠올랐다. 강으로 둘러싸이고 뒤로는 가파른 절벽이 있는 이곳은 권력 다툼에 밀려난 어린 왕이 머물렀던 역사의 현장이다. 17살에 생을 마감한 그를 충신이 거두어 안장한 왕릉도 근처에 자리하고 있다.
영월군 집계에 따르면, 하루에만 7천 이상이 주요 역사 유적지를 찾았다. 올해 들어 누적 방문객은 10만4천여 명으로, 달여 만에 10만 명을 훌쩍 넘었다. 작년에는 6개월이 걸렸던 기록을 단기간에 경신한 것이다.
영화 개봉 이후 폭발적 증가세
방문객 급증은 영화 흥행의 영향이 크다. 지난달 개봉 이후 조금씩 늘던 관광객은 연휴에 1만7천여 명을 기록했고, 삼일절 연휴에는 2만6천여 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삼일절 당일에는 인파가 몰려 입장권이 오후 4시에 조기 매진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영월군 담당자는 “관광 비수기인 2~3월에 이처럼 많은 방문객이 찾은 것은 처음”이라며 “이 추세라면 작년 전체 관광객 수를 4월 중에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역경제에 활력 불어넣어
방문객 증가는 지역경제 활성화로 바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관광지 입장료 수익은 2억2천만 원으로, 지난해 전체 수익의 절반 가까이에 달했다. 조용하던 마을 식당들도 북적이고 있다. 식당 직원은 “추운 계절에 이렇게 손님이 몰려든 것은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촬영지와 주변 지역도 동반 상승
영화 촬영이 이뤄진 경북 문경 등지도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경북도는 영화 장면을 재현한 세트장과 촬영지를 찾는 방문객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강원 원주는 여름 행사에 관련 역사 코스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충북 제천은 어린 왕을 평생 그리워한 충신의 유적지 홍보에 나섰다. 제천시장은 “유배 행렬이 지나간 길에 제천이 포함되는 만큼, 관련 역사 이야기를 발굴해 관광 명소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역대 최대 규모 문화제 준비
강원도와 영월군은 다음 열리는 역사 문화제를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할 계획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많은 인파가 찾고 있는 만큼 안전 점검을 강화해 의미 있는 역사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