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에 처한 아이들을 찾아내는 전자 시스템
위험 신호를 발견했지만 직접 찾아가지 않아
담당자 명이 모든 처리… 필요한 업무만 겨우 수행
딸을 학대해 숨지게 혐의를 받는 30대 엄마가 지난 19일 법원에 출석했습니다. 여성은 2020년 2월경 경기도 시흥시의 아파트에서 어린 딸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기도 시흥에서 아이가 친엄마의 학대로 숨진 사실이 한참 뒤에 밝혀졌습니다. 정부의 아동 보호 시스템이 수년간 가정의 위험 신호를 감지했지만, 번도 집을 방문해 확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숨진 아이에 대한 위험 정보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매 분기마다 2~4건씩 ‘전자 아동 행복 지원 시스템’에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시스템에 올라온 위험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 영유아 건강검진을 받지 않음
• 예방접종을 하지 않음
•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음
여러 위험 신호가 반복해서 쌓였지만, 담당 공무원들은 위험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유로 현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전자 아동 행복 지원 시스템은 위험에 처한 아이들을 빨리 찾아내고, 가정을 방문해 필요한 도움을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2018년에 시작되었습니다. 시스템으로 위험 아동을 찾아내면, 동네 담당 공무원이 가정을 방문해 조치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3월 인천 서구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으로 숨진 12살 아이도 시스템의 관리 대상이었지만, 담당 공무원이 가정 상황을 확인하는 절차는 없었습니다.
당시 복지부 관계자는 “조사까지가 전자 아동 행복 지원 사업”이라며 “아이가 안전한지, 어떤 서비스가 부족한지 확인하는 것까지가 사업의 범위”라고 설명했습니다.
위험 가정에 대한 방문 조사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부족한 인력 때문입니다.
2023년 한국사회복지행정학회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전국 3,493개 읍면동 99%가 1명의 담당자가 일을 혼자 맡고 있었습니다. 또한 응답자의 70% 이상은 전체 업무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이라고 답했습니다.
담당자 대부분은 1~2년 경력의 신입 공무원이었고, 업무를 맡은 기간도 대부분 1년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현장 담당자들은 최소한의 업무만 수행하게 된다”며 “전자 아동 행복 지원 사업에 걸었던 희망과는 다른 초라한 결과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발견이 바로 개입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아이가 사망한 사실조차 아동 학대 예방 시스템이 위험 신호를 감지하고도 5년이 지나서야 알려졌습니다.
아이는 2020년 2월 경기도 시흥시의 아파트에서 친엄마의 학대로 숨진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친엄마는 연인과 함께 아이의 시신을 경기도 안산의 야산에 버렸고, 초등학교 입학일이 다가오자 연인의 조카를 딸의 학교 예비 소집일에 데려간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경찰은 “아이가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는 학교 측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서, 지난 16일 친엄마를 체포했습니다. 아이의 시신은 18일에 발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