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창 총리, 전인대에서 중대 발표
중국이 오랫동안 지켜온 5% 이상 성장 기조를 포기하고, 무려 35년 만에 처음으로 4%대 성장 목표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는 빚과 대규모 공사에 의존해온 기존 성장 방식이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리창 총리는 5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올해 경제성장 목표를 4.5~5%로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팬데믹 이후 2023년부터 최근까지 3년간 계속 5% 안팎의 성장 목표를 세우고 달성해왔는데, 이번에는 1991년 이후 처음으로 4%대 목표를 제시한 것입니다.
성장 목표는 낮아졌지만, 중국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인 30조 위안(약 6,373조 원)의 예산을 편성하며 대규모 재정 투입으로 경기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향후 5년 계획, 기술 자립에 집중
앞으로 5년간의 경제·사회 발전 방향을 담은 ’15차 5개년 계획’도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습니다. 중국은 인공지능, 반도체, 첨단 제조업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신품질생산력’을 강조하며 기술 자립과 혁신 가속화를 핵심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리 총리는 “올해는 5개년 계획의 첫해로, 경제 구조를 개선하고 위험을 예방하며 개혁을 추진할 여유를 확보해야 한다”며 “이는 향후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한 튼튼한 기반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무리한 고성장보다는 위험 관리와 첨단 분야 육성을 통한 체질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중국은 올해 연구개발 예산을 연평균 7% 이상 늘리고, 반도체·항공우주·바이오·저공경제를 새로운 핵심 산업으로 키울 계획입니다. 또한 미래 에너지, 양자 기술, 인공지능, 뇌-컴퓨터 연결 기술, 6세대 통신 기술 개발도 중점적으로 추진합니다. 계획은 12일 전인대 폐막식에서 최종 확정됩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빚에 의존한 부동산 건설 투자 대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찾으며 성장 속도 둔화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관세 전쟁 무역 불확실성 속에서 정부의 목표 달성 부담도 줄어들 있습니다.
국방비 400조 돌파, 대만에 강경 태도
안보와 외교 분야에서는 강경한 태도가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올해 국방 예산은 전년 대비 7% 증가한 1조 9,096억 위안(약 405조 원)으로 편성되어, 한화 기준 처음으로 40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5년 연속 7%대 증가입니다.
리 총리는 최근 고위층 숙청을 염두에 ‘중앙군사위 주석 책임제’를 언급하며 내부 규율 확립을 강조했습니다.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의 대만 독립 세력을 ‘반대’한다는 표현 대신 ‘타격’이라는 강한 표현을 사용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습니다.
한편 이번 전인대는 권력 내부의 불안정성도 드러냈습니다. 개막식 주요 인사는 167명으로 지난해 176명보다 9명 줄었습니다. 최근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마싱루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원도 올해 주요 인사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개막식에 참석한 대의원은 2,765명으로,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역대 최저 출석률을 보였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113명의 대의원이 대거 불참한 배경에 대해 “강력한 부패 척결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일부 대표들이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