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변 이후 휴지에 붉은 피가 묻거나 항문 부위에서 혹이 느껴진다면 대부분 ‘치핵’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 때문에 치료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치핵이 수술이 필요한 건 아니며,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나아지는 사례가 많습니다. 반대로 치핵으로 착각했던 증상이 대장암이나 직장암의 신호일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 치핵이란 무엇인가?
항문 내부와 주변의 혈관 조직이 부어서 밖으로 빠져나오거나 출혈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대표적으로 치핵, 치열, 치루가 있으며, 일반적으로 치핵을 치질로 부릅니다.
■ 주요 원인과 증상
스트레스, 음주와 흡연, 만성 변비나 설사, 잘못된 배변습관, 임신 및 출산 등이 원인입니다. 특히 오래 앉아서 일하는 직업군이나 오래 서 있는 직업에서 발생하기 쉽습니다.
대표 증상은 혈변, 항문 덩어리, 배변 시 통증입니다.
■ 화장실에서 휴대폰 사용 주의
배변 후에도 변기에 오래 앉아 있으면 항문 혈관에 정맥혈이 몰려 치핵이 발생합니다. 배변시간은 5분 이내로 짧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 변비와 치핵의 관계
변비가 있으면 오래 앉아서 힘을 주게 되고, 치핵 조직이 밖으로 밀려나와 증상이 악화됩니다. 딱딱한 변이 항문 점막에 상처를 내어 출혈과 심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변비 개선법: 하루 1.5~2L 물 마시기, 식이섬유 섭취, 규칙적인 배변습관, 필요시 변 완화제 복용
■ 임산부와 출산 후 여성의 치핵
임신 후반 커진 자궁이 골반 내 정맥을 눌러 치핵이 생기기 쉽습니다. 또한 임신 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혈관이 약해지고 장운동이 느려져 변비가 생깁니다.
자연 분만 시 주는 힘은 배변 시보다 약 5~10배 이상 압력을 유발하여, 출산 직후 갑자기 치핵이 생기거나 기존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술과 매운 음식의 영향
음주는 혈관을 확장시켜 치핵을 악화시키고, 이뇨 작용으로 체내 수분이 감소하면 변이 딱딱해집니다. 매운 음식의 캡사이신 성분은 항문 점막을 자극해 설사를 유발하고 치핵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 혈변 증상 주의
배변 후 선홍색 피가 나오는 증상은 대부분 치핵입니다. 하지만 10명 중 1명은 직장암, 대장암 같은 심각한 질환일 수 있습니다.
혈변이 지속되거나 변비, 잔변감, 가는 대변이 동반된다면 대장내시경을 포함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 진행 단계별 특징
• 1기: 항문 안쪽에 위치, 배변 시 간혹 출혈
• 2기: 배변 시 밖으로 나왔다가 저절로 들어감
• 3기: 배변 후 밖으로 나와 손으로 넣어야 들어감
• 4기: 항상 밖에 나와 있고 통증 심함, 손으로 밀어도 들어가지 않음
보통 1~2기는 생활습관 개선 및 보존 치료, 3~4기는 수술 치료를 고려합니다.
■ 재발률과 관리
재발률은 약 5~20% 정도입니다. 수술이나 치료를 잘 받아도 치핵을 악화시키는 생활습관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 재발할 수 있습니다.
치핵 조직은 원래 항문을 보호하는 정상 쿠션 조직이므로, 치핵은 완전히 없앨 수 있는 병이 아니라 ‘관리’하는 병에 가깝습니다.
■ 치핵과 암의 관계
치핵은 절대 암으로 발전하지 않습니다. 치핵은 혈관과 지지 조직이 늘어나는 양성 질환이고, 대장암·직장암은 장 점막 세포의 악성 종양입니다.
여성의 경우 생리 때문에 치열과 혈변 증상을 헷갈려 직장암이 늦게 발견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기존 증상이 악화되거나 가는 대변, 잔변감, 체중 감소가 동반된다면 반드시 병원 방문이 필요합니다.
■ 병원 방문이 필요한 경우
• 출혈이 반복되거나 양이 많아지는 경우
• 통증이 심한 경우
• 항문이 계속 밖에 나와 있어 손으로 넣어도 잘 안 들어가는 경우
• 40세 이상에서 갑자기 출혈 증상이 나타날 경우
■ 치료 방법
1. 생활습관 개선: 물 충분히 마시기, 식이섬유 섭취, 변기에 오래 앉지 않기, 과도한 힘 주지 않기, 좌욕, 체중 관리, 적절한 운동, 술과 매운 음식 제한
2. 보존적 치료: 온수 좌욕, 연고, 좌약, 먹는 약과 진통제
3. 수술적 치료: 증상이 심하거나 재발이 잦은 경우 치핵 절제술이나 스테이플 고정 수술
■ 식이섬유 섭취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되, 식이섬유를 단백질, 지방과 비슷한 양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 수용성 식이섬유: 귀리, 오트밀, 보리, 고구마, 바나나, 사과, 배, 미역, 다시마
• 불용성 식이섬유: 현미, 통밀빵, 각종 채소, 버섯류
물 하루 1.5L를 함께 마셔야 하며, 출혈이 있는 경우 비타민 K가 많은 오이, 시금치, 브로콜리를 권장합니다.
■ 도움이 되는 운동
항문 주변에 압력을 가하는 격렬한 운동은 피하고, 가벼운 걷기나 스트레칭, 하체 운동, 케겔 운동을 권장합니다.
케겔 운동은 앉아서 항문이나 회음부 주변 괄약근을 조이는 운동으로, 서서 두 다리를 꼬고 엉덩이 큰 근육을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