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운전자의 약물 복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약물운전 상황 확인 보고서’를 새롭게 준비했습니다.
현장에서는 눈동자 변화 체크, 일직선으로 걷기, 한쪽 다리로 서기 등의 테스트를 진행하며, 의약품을 먹은 후에는 가능한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것이 좋다는 권장사항이 나왔습니다.
“가려움 때문에 항알레르기약을 먹어야 하는데, 복용 운전해도 괜찮을까? 어느 약이 위험하지 않은지 수가 없다.”
다음 2일부터 약을 먹고 운전한 경우에 대한 처벌이 대폭 강해지면서,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 운전자들의 질문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처벌 수준은 분명히 높아졌지만, 어떤 의약품을 복용하면 되는지, 얼마나 먹으면 단속 대상이 되는지 등 구체적인 기준은 여전히 불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단속과 처벌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적발되면 최대 5년 징역형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다음 2일부터 적용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약물 복용 운전한 경우의 처벌을 기존 ‘3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이하 벌금’으로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에 측정을 거부할 경우에도 음주운전 거부와 같은 수준의 무거운 처벌이 적용됩니다.
경찰은 시행 단속 세부 기준을 담은 시행규칙을 입법 예고하고 이달 18일까지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활용할 ‘약물운전 상황 확인 보고서’도 새로 만들었는데, 보고서에는 지그재그 주행, 역방향 주행 여부 주행 패턴과 눈동자 확대, 말이 어눌함, 지나친 흥분 운전자의 겉모습 상태를 확인하는 항목이 포함됩니다.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다리로 서기, 직선으로 걷기 신체 능력도 평가합니다.
약물 복용이 의심되면 침으로 간단한 검사를 실시하고, 필요하면 혈액이나 소변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분석을 요청하게 됩니다.
경찰이 이렇게 단속을 강화하는 이유는 관련 사고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이나 약물을 복용하고 운전해 면허가 취소된 경우는 237건으로, 전년 163건보다 45% 늘었습니다.
교통사고는 마약 운전이 31건, 약물 운전이 44건이었습니다.
대표적 사례로 지난해 6월 방송인이 공황장애 치료제를 먹은 다른 사람 차를 운전하다 적발됐습니다.
당시 복용한 약에는 졸음과 집중력 감소를 일으킬 있는 벤조디아제핀 성분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지난해 서울 강남에서 발생한 신호위반 사고 운전자에게서도 동일한 성분이 확인됐습니다.
기준은 ‘불분명’
단속과 처벌은 강해지는데, 운전자들은 ‘정상 운전이 어려운 상태’를 판단할 객관적 수치가 없다고 불만을 제기합니다.
불법 마약 외에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이라 해도, 어떤 성분이 운전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법적 기준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음주운전은 혈중 알코올 농도라는 명확한 기준이 있지만, 약물은 개인의 체질이나 복용 시간에 따라 반응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런 지적에 대한약사회는 최근 운전에 영향을 있는 의약품 386개 성분을 4단계로 나눠 공개했지만, 역시 권장 기준일 법적 구속력은 없습니다.
결국 현장 경찰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입니다.
기술적 한계도 명확합니다.
침을 이용한 간단한 검사로는 10종 정도만 확인할 있습니다.
올해 1월 서울 종각역 부근에서 15명의 사상자를 70대 택시 기사의 경우, 간단한 검사에서는 모르핀 성분이 나왔지만, 정밀 검사를 통해 가래약에 들어있는 한외마약(의존성이나 중독성이 없는 마약 성분)으로 최종 확인됐습니다.
이는 형평성 논란과 불복 사례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일반인이 스스로 복용 가능한 약물과 농도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재판에서는 ‘몰랐다’는 주장만으로는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단속 기준의 명확성부터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 대학 경찰학과 교수는 “사고 처벌만 강화할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과 기준으로 단속할지 충분한 시간을 들여 객관적 기준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