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와 검사의 직무 교체를 막는 것이 핵심 내용
정부 측은 “법원 시스템의 효율과 공정함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야당은 “집권 세력이 수사를 마음대로 통제하려는 의도”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투표하는 모습
2026년 3월 23일, 법원 개혁을 묻는 국민투표 이틀째 투표함에 용지를 넣고 있는 멜로니 총리. 로마에서 촬영된 장면은 로이터 통신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멜로니 총리가 밀어붙인 법원 개혁안, 국민투표에서 무산
2026년 3월 23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추진했던 법원 개혁 계획이 국민투표에서 거부당했습니다.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2022년 집권한 이후 순탄하게 정권을 이끌어온 멜로니 정부는 내년 총선거를 앞두고 타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3월 22일과 23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국민투표 결과 54%가 법원 개혁안에 반대했고, 찬성은 46%에 머물렀습니다. 투표 참여율은 예상보다 높은 59%를 기록했습니다.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를 현대적으로 발전시킬 기회를 놓친 것은 아쉽지만, 국민들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패배를 받아들였습니다.
개혁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이번 개혁안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판사와 검사가 서로 직무를 바꾸는 것을 완전히 금지하는 것입니다. 또한 판사와 검사의 인사를 담당하는 조직인 최고사법위원회를 개로 나누고, 15명으로 이루어진 징계 위원회를 새로 만드는 방안도 포함되었습니다.
이 개혁안은 지난해 10월 의회를 통과했지만, 찬성표가 3분의 이상을 채우지 못해 국민투표로 최종 결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멜로니 총리는 법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공정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카를로 노르디오 법무장관도 “이번 개혁은 법원 안에서 마피아처럼 작동하는 잘못된 구조를 바로잡을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야당과 시민단체, 법률 단체들은 “개혁으로 정부에 너무 많은 권한이 몰리면 집권 세력이 수사를 마음대로 조종하게 된다”며 “법관을 장악하려는 시도로 법원의 독립성이 무너질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멜로니 총리에게 심각한 정치적 타격
개혁안을 두고 논란이 커지면서 이번 국민투표는 멜로니 정권에 대한 신뢰를 다시 묻는 투표로 여겨졌습니다. 불과 여론조사에서는 멜로니 총리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022년 극우 연립정부의 리더로 당선된 멜로니 총리는 실용적인 정책 운영으로 비판자들의 우려를 누그러뜨렸다”며 “이로 인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에서 가장 안정적인 정부 하나를 이끌었지만, 이번 국민투표 실패로 리더십에 상당한 손상을 입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멜로니 총리는 사법 개혁이 무산되더라도 사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