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세예드 호세인 무사비안(69세)은 이란 출신의 외교 안보 정책 전문가입니다. 그는 2003년 이란 협상 당시 대변인을 맡았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대화를 이유로 이란 발전소에 대한 공격을 5일간 미루기로 하면서, 양국이 실제로 평화 협상을 진행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무사비안 연구원은 “5일간의 연장 조치는 진짜 외교적 기회라기보다는 전술적으로 잠시 멈춘 것에 가깝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신뢰를 다시 쌓을 있는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주지 않으면 실질적인 성과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란 지도부, 전쟁 상황에 ‘적응’하며 작동 중
무사비안은 지난 24일 서면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을 종합해 보면 이란의 고위 지도층과 지휘 체계가 여전히 체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오히려 전쟁 상황에 적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주요 지도자들이 사망하고 강력한 공습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 의회, 이슬람혁명수비대 같은 핵심 기관들이 계속해서 조율과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는 “이란의 ‘모자이크 방어’ 전략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 특별히 만들어진 것”이라며, “최고 지도부나 지휘부가 타격을 받더라도 지역별 부대가 독립적으로 행동할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전쟁 이후 오히려 결속력과 작전 강도가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무사비안은 이란 정권이 이번 전쟁을 ‘생존의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외부 압력만으로 이란 내부가 무너질 것이라 생각하는 미국의 심각한 오판”이라며, “베네수엘라나 시리아와 달리 이란은 오랜 역사와 문명, 강한 국가 정체성과 제도, 사회적 결속력 내부적으로 굴복하기 어려운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시작되자 국민들의 관심이 내부 불만에서 국가 방어로 옮겨갔고, 외세의 침략으로 여겨지는 행위에 맞서 국민이 결집하는 뿌리 깊은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이란 정책을 수립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고려해야 핵심 요소”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란, 미국에 대한 신뢰 크게 떨어져
무사비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을 열지 않으면 발전소를 공격하겠다고 최후 통첩을 했다가 최근 “이란과 합의할 있다”며 협상 쪽으로 방향을 틀은 것에 대해 “전술적으로 잠시 멈춘 것에 가깝다”며, “테헤란(이란)은 미국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진 상태”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이번 전쟁이 상당한 진전이 있던 협상 도중에 예고 없이 시작된 사실을 언급하며 “5일 연장이 ‘의미 있는 결과’를 내기 위해선 넘어야 장애물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과 정책 모두에서 일관성을 보여 모순을 줄이고, 최소한의 신뢰를 다시 쌓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사비안은 “이란 지도부는 ‘이란을 해체하고 대이스라엘 국가 건설(이스라엘)’, ‘정권을 바꾸고 이란의 석유 전략 자원 장악(미국)’을 상대국의 목표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런 판단 아래 지속적인 군사 공세와 항복 유도 전략이 이어지자 이란 강경파의 힘이 강해졌고, 통제 불가능한 지역 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다만 그는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와 관련해 “전쟁이 극적으로 악화하지 않는 이란이 갑자기 전면 봉쇄할 가능성은 낮다”며, “이란의 안보를 보장하겠다는 확실한 약속을 받을 때까지 압박 수단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