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녹색연합이 1931년에 만들어진 ‘소나무 관련 보고서’를 새롭게 찾아냈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연구와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해마다 10만 그루에 달하는 나무들을 몰래 가져갔다고 합니다.
1930년대 강원도 고성 지역의 모습
당시 강원도 고성군 수동면 숲속에서 일꾼들이 거대한 왕실용 소나무를 베어내고 있었습니다.
일제의 파괴, 실체가 드러나다
일본이 연구용 숲이라는 명분으로 조선 왕가가 지켜온 백두대간의 귀한 소나무들을 대규모로 베어 일본으로 실어갔던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일제시대의 무분별한 나무 수탈은 오늘날 한반도에서 100년이 넘은 울창한 숲을 보기 어려운 주요 원인 하나입니다.
삼일절에 공개된 역사 자료
녹색연합은 삼일절 107주년을 맞아 도쿄제국대학(지금의 도쿄대학)이 조선 강원도 실습용 숲에 대해 작성한 소나무 보고서를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이 문서는 1931년 3월 1일에 발행되었으며, 당시 도쿄제국대 농학부 교수였던 미야자키 겐조가 작성했습니다.
30년 넘게 이어진 약탈
보고서 내용을 보면, 도쿄제국대학과 조선총독부는 1913년부터 광복 전까지 강원 고성군 수동면 지역을 실습용 숲으로 정해 산림을 빼앗는 거점으로 활용했습니다.
베어낸 나무는 바로 금강소나무였습니다.
금강소나무는 조선시대 왕실에서 임금의 관이나 궁궐을 지을 쓰던 귀한 나무로, 지금도 산림청이 특별히 보호하는 나무입니다.
이런 귀한 소나무가 매년 2만 그루에서 10만 그루씩 일본으로 실려갔습니다.
새롭게 밝혀진 약탈 장소
지금까지 알려진 일제의 금강소나무 벌목 지역은 경북 봉화 태백산과 강원 삼척 응봉산 계곡이었는데, 이번 자료로 강원 고성 지역도 추가로 확인되었습니다.
보고서는 소나무를 ‘조선시대부터 왕실이 보호한 황장목’, ‘조선에서 보기 드문 아름다운 나무’라고 평가했습니다.
고성 지역 소나무 숲에 대해서는 “조선 이씨 왕조 나무를 쓰기 위해 만든 보호림으로 엄격하게 보호되어 원시림이 남아있었다”고 기록했습니다.
얼마나, 어떻게 가져갔나
보고서에는 약탈 규모와 방법도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1930년 기준으로 조선 강원도 실습림의 금강소나무 연간 벌목량은 30년생 소나무 10만 그루, 나무(지름 30센티미터 이상)로는 2만 2천 그루였습니다.
즉, 매년 2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베어낸 것입니다.
베어낸 금강소나무는 고성 남강 하구의 장전항과 원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실려나갔습니다.
보고서에는 “소나무 중에서 품질과 모양이 가장 좋은 강원 동해안 지역산은 대부분 일본 본토, 특히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로 바로 보내진다”고 적혀 있습니다.
일본은 1913년부터 1945년까지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역 나무를 같은 방식으로 가져간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의 의견
도쿄대학을 찾아가 보고서를 구한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오래되고 울창한 숲이 일제의 군사적, 산업적 목적으로 마구 베어졌습니다.”
“우리나라의 금강소나무 원시림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사라졌지만, 백두대간 보호구역을 앞으로 30~40년간 철저히 지킨다면 원시림에 가까운 산림 생태계를 되살릴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