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여파 이탈리아의 약진
작년 하반기 수출 실적에서 이탈리아가 한국과 일본을 제치고 세계 5위로 올라섰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통계를 보면, 이탈리아는 3,766억 달러 규모의 수출액을 기록했습니다.
한국은 3,711억 달러로 6위, 일본은 3,705억 달러로 7위에 머물렀습니다. 세계 1위는 중국이 차지했고, 미국, 독일, 네덜란드가 뒤를 따랐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탈리아가 일본을 앞선 것은 5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습니다. 일본은 근소한 차이로 한국에도 뒤처지며 순위가 밀려났습니다.
산업 구조 차이가 명암을 갈랐다
이탈리아와 일본의 순위 변동은 산업 구조의 차이에서 비롯됐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자동차가 수출의 핵심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15% 관세를 부과하면서, 작년 이후 수출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습니다.
일본의 경우 자동차가 전체 수출에서 17%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큽니다. 반면 이탈리아는 자동차 비중이 고작 3%에 불과합니다.
이탈리아의 주요 수출 품목은 의류, 의약품, 식품, 와인, 가구 등입니다. 이런 제품들은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크게 줄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부유층을 겨냥한 명품과 고급 식품이 많아 관세 충격을 상대적으로 받았습니다.
명품 브랜드 프라다는 작년 1월부터 9월까지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9% 증가했습니다. 파스타, 생햄 같은 이탈리아산 식품 수출액도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전년 대비 4% 상승했습니다.
엔화 약세도 일본 수출을 살리지 못했다
일본은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순위 하락을 막지 못했습니다. 일본 기업들이 오랜 기간 해외 생산 비중을 늘려왔기 때문에, 엔화 가치가 떨어져도 예전처럼 수출액이 크게 늘지 않는 구조가 됐습니다.
실제로 작년 일본의 수출액은 2011년과 비교해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1년은 동일본대지진 영향으로 엔화 가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시기였습니다. 당시 엔화는 달러당 75엔까지 떨어지며 강세를 보였습니다.
결국 트럼프 관세 정책이 각국의 수출 순위를 뒤흔들었고, 산업 구조가 유연한 나라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