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최승주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실험 결과가 금융업계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금융감독원의 지원을 받아 우리은행과 함께 작년 8월부터 10월까지 특별한 시범 사업을 실시했습니다.
실험 방법은 놀라울 정도로 간단했습니다. 기존 상품 안내 자료에 장의 종이를 추가하는 것이었습니다. 교수는 “투자자들의 선택이 달라진 이유는 오직 장의 종이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홍콩 항셍 중국기업 지수를 기반으로 주가연계증권 상품의 잘못된 판매 문제가 불거지면서, 금융회사들은 소비자 보호 방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시점에서 나온 이번 연구는 매우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기존 설명 방식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상품 안내서는 ‘만기 원금의 18.90% 수익’처럼 이익을 먼저 크게 부각하고, 손실 가능성은 뒤쪽에 작게 표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연구팀이 새롭게 추가한 설명 페이지는 접근 방식을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가장 먼저 ‘투자한 돈의 40퍼센트에서 전액까지 손실이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앞에 배치했고, 다음에 수익 구조를 보여주는 그래프를 제시했습니다.
실험 결과는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 투자자들의 위험 선택 수준이 눈에 띄게 낮아졌습니다. 기존 안내서만 투자자들은 가입 6개월 번째 조기 상환을 받으려면 지수가 처음 가입 시점의 평균 81.76퍼센트 이상이 되어야 했습니다.
반면 개선된 설명서를 받은 투자자들은 80.1퍼센트만 되어도 조기 상환이 가능한 상품을 선택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85퍼센트, 90퍼센트처럼 기준이 높은 위험한 상품 대신, 75퍼센트, 80퍼센트처럼 기준이 낮고 안전한 상품을 많이 선택했다는 의미입니다.
연구팀은 걸음 나아갔습니다.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주가연계증권 상품을 설명하면서, 원금이 보장되는 주가연계채권 같은 다른 상품과 비교한 자료를 함께 제공했습니다.
분석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다른 상품을 함께 소개받은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품을 선택하는 비율이 145퍼센트나 증가했습니다.
최승주 교수는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 금융감독원이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방하고, 시장에 부드럽게 개입하는 역할을 살펴보기 위한 연구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시범 사업을 통해 위험도가 높은 상품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여러 상품에 분산해서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확인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연구는 금융감독원이 주최한 금융소비자보호 세미나에서 26일 공개되었으며, 복잡한 규제나 강제 조치 없이도 간단한 정보 제공 방식의 개선만으로 소비자를 보호할 있다는 점을 입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