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재 한국 대사관의 강경화 대사가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중요한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쿠팡과 관련해 통상법 조치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우리 정부도 이에 대한 대응 준비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무역 정책을 전면 재정비하는 중입니다. 지난주 미국 최고 법원이 긴급 경제 권한 법률을 근거로 시행했던 나라별 맞춤 관세에 대해 법적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다른 무역 관련 법률인 122조를 활용해 150일 동안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부분은 301조라는 무역법입니다. 법은 다른 나라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조사하고 제재할 있는 강력한 수단인데, 쿠팡과 직접 연결되어 있습니다. 쿠팡은 지난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한국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쿠팡에 투자한 미국 금융회사들인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지난달 한국 정부의 규제가 차별적이고 과도하다며 미국 무역 담당 기관에 301조 조사를 요청하는 문서를 제출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이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법원 판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미국 무역 대표부가 주요 교역국 대부분을 대상으로 대규모 301조 조사를 예고했고, 무역 대표부 수장인 제이미슨 그리어가 미국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차별을 중요하게 보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쿠팡 사례가 여기에 해당할 있다는 판단입니다.
통상적으로 미국 무역 대표부는 이런 청원을 받으면 45일 안에 조사를 시작할지 결정합니다. 다음 초쯤 한국을 대상으로 조사 착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의회 하원 법률 위원회도 쿠팡을 상대로 비공개 조사를 진행한 한국 정부에 이번 사태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으며, 이에 따라 우리 정부의 입장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외교 전문가들은 설령 조사가 시작되더라도 한국 정부의 입장을 들어야 하고, 조사 개시가 곧바로 관세 부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합니다. 정부는 쿠팡 조사는 집행 차원이며 디지털 규제 입법과는 별개라는 점을 미국 측에 지속적으로 설명해 이해를 구한다는 계획입니다.
강경화 대사는 워싱턴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대법원 판결에 대해 우리 정부는 국가 이익에 가장 맞는 방식으로 대응할 예정”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다음 조치 동향을 세밀하게 파악하면서 미국과의 협의가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3월 말부터 4월 사이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주미대사관의 주요 관심사입니다. 대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북미 대화 관련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진행 상황, 미중 관계, 북중 관계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실제로 북미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높지 않으며, 아직 의미 있는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부의 북핵 수석 대표인 정연두 외교부 본부장이 이날 미국을 방문한 것도 이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합니다.
대사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국무부 미국 정부 부처와 수시로 소통하면서 북한의 대내외 동향을 공유하고 대북 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미국은 일관되게 대북 정책에 어떤 변화도 없고, 한국이 놀랄 만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긴밀히 사전과 사후에 소통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