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들, 미국산 액화천연가스 구매 급증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인해 미국 에너지 산업계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 천연가스 업체들의 호황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3일 미국 액화천연가스 수출 기업들이 이번 사태의 최대 수혜자라고 분석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으로 에너지 공급에 어려움을 겪게 한국, 일본 아시아 여러 나라들이 과거에는 가격이 비싸고 운송 거리가 멀어 외면했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를 대량 구매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란이 카타르의 핵심 가스 생산 시설인 라스 라판 지역을 공격한 19일, 미국의 주요 가스 수출 회사인 셰니어와 벤처글로벌의 주식 가격이 크게 올랐다.
미국산 액화천연가스의 강점은 여러 가지다. 아시아까지 도착하는 중동산보다 시간은 걸리지만, 이란이 위협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피할 있고, 중국 군사기지가 여러 곳에 있어 분쟁 위험이 있는 남중국해를 통과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에너지 주도권 확보를 위해 각국에 관세 압박을 가하며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유도했다. 지난주에는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여러 해에 걸친 액화천연가스 공급 계약을 포함한 새로운 에너지 협정을 체결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참고로 셰니어와 벤처글로벌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에게 금액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 석유 기업들의 위기
반면 미국 석유 회사들은 정반대 상황에 처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 이번 이란 전쟁으로 글로벌 석유 기업들이 수조 원대의 매출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10년간 미국과 유럽의 석유 기업들은 새로운 유전 개발보다 중동 산유국들과의 협력 관계 유지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막대한 수익을 거뒀지만, 그만큼 지정학적 리스크에 취약해진 것이다.
미국 엑손모빌의 경우 전체 원유 가스 생산량의 5분의 1을 중동에서 얻고 있는데, 라스 라판의 천연가스 시설 손상으로 연간 7조 5천억 원의 매출 손실이 예상되며, 시설 복구에는 최대 5년이 소요될 있다고 카타르 국영 에너지 회사가 추정했다.
미국 셰브런은 이스라엘 해안의 대형 가스 시설을 운영 중인데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가동을 중단했다. 미국 코노코필립스도 카타르 가스 자산에 지분을 갖고 있다.
유가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서 석유 기업들에게 반드시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점도 고민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