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로 진행되는 자율주행 관련 프로젝트는 광주광역시에서 추진하는 ‘자율주행 실증도시 사업’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광주 전역을 자율주행차 테스트 공간으로 지정했으며, 도심 곳곳에서 자율주행 자동차를 실제로 운행하면서 기술을 발전시키고 상업적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정부는 오는 4월까지 참여 기업을 선정하고, 6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자율주행차 200대를 광주에 배치할 예정입니다. 사업은 규모가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빅데이터 같은 첨단 기술들이 함께 개발되기 때문에 자동차 업계와 정보기술 분야에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업에 참여하려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은 벌써부터 큰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바로 차량 확보 문제 때문입니다. 이번 사업에 차량을 공급하는 업체로는 현대자동차만 신청했습니다.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라 국내에 본사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은 현대차로부터 차량을 받아서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운행하게 됩니다. 문제는 예상되는 차량 공급 가격입니다.
업체들을 놀라게 차량 가격
일부 업체들이 사업 준비를 위해 현대차와 사전 협의를 결과, 대당 공급 가격이 2억 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완전한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려면 스마트폰처럼 소프트웨어로 제어되는 새로운 차량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현대차 입장에서도 개발비가 많이 들어가 사실상 이익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참여 기업들은 정부 지원금의 대부분을 차량 구매 비용으로 써야 하기 때문에, 인력 고용과 기술 개발 비용을 생각하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업체들에 따르면 차량 대당 국가 지원금 2억 4,000만 원과 민간 부담 6,000만 원을 합쳐 3억 원이 투입되는데, 2억 원을 차량 가격으로만 사용해야 합니다.
해결 방법은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크게 가지입니다. 첫째, 현대차가 투자 개념으로 접근해 차량 공급 가격을 낮추는 것입니다. 둘째, 새로운 차량을 만들지 않고 기존 차량을 활용하는 방안입니다.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 회사인 웨이모가 운행하는 무인 자율주행 차량 중에는 현대차가 만든 ‘아이오닉5’가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아이오닉5 가격이 6,000만 원으로 알려져 있고, 웨이모를 통해 이미 검증이 완료된 차량이므로 이를 활용하면 공급 가격을 크게 낮출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을 포함한 중소기업들은 현대차가 자율주행 생태계 발전을 위해 큰 그림을 보고 결정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현대차도 차량 공급을 통해 데이터 확보 얻는 이익이 많은 만큼, 투자라고 생각하고 공급 가격을 낮춰달라는 호소입니다.
최종 결정권을 가진 국토교통부에 문의한 결과 “차량 공급 가격에 대해 확정된 것은 없으며 현대차와 협의할 예정”이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정부는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로 미국과 중국에 비해 뒤처진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와 현대차의 큰 결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