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지난 2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정기 감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담합 행위를 되풀이한 기업들에게 무려 546억 원의 제재금을 깎아줬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담합 사실을 스스로 신고하면 제재금을 줄여주는 제도에 허점이 있다는 점입니다. 공정위는 불법 공동 행위를 먼저 신고한 번째와 번째 회사에게 형사 고발을 면제해주고, 제재금도 전액 또는 절반을 깎아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회사를 쪼개거나 새로운 법인을 만들면 과거 제재금 납부 기록이 사라지는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제재금 납부 이력을 기준으로 판단하다 보니, 법인 분할이나 신설 법인의 경우 기록이 나타나지 않아 다시 담합을 해도 감면 혜택을 받을 있었던 것입니다.
실제로 2022년에 담합으로 제재금을 적이 있는 대기업이 회사를 나누고 법인을 세운 뒤, 다시 가격과 물량 담합을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스스로 신고하는 방식으로 546억 원이라는 거액의 제재금을 감면받았습니다.
감사원은 이번 조사에서 공정위가 제재금을 매기는 과정에서 매출액을 지나치게 높게 계산해 기업들에게 부담을 키운 사례도 공개했습니다. 2024년 4월, 공정위는 이동통신 3개 회사의 판매 장려금 담합에 대해 3조 4천억 원에서 5조 5천억 원의 제재금을 계산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실제로 부과된 최종 제재금은 겨우 964억 원으로, 처음 계산한 금액의 2%에 불과했습니다. 제재금 기준이 되는 매출액을 잘못 계산한 결과였습니다.
공정위는 전체 매출액을 바탕으로 번호 이동 매출을 추정했지만, ‘전체 가입 회선 수’는 고려하지 않고 ‘새로 가입한 회선 수’만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게다가 판매 장려금과 관계없는 법인, 직영점, 알뜰폰의 매출까지 포함시켰습니다.
감사원 측은 “공정위가 사회적 관심이 사건에 대해 최종 결정 전에 제재금을 발표하고 있지만, 일부 정확하지 않은 잠정 금액을 공개하면서 기업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정기 감사에서는 공정위의 불공정 거래 조사 처리, 소비자 보호 분야에서 10건의 제도 개선과 위법·부당 사항이 발견됐습니다. 감사원은 공정위에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습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관련 질의에 답변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