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인공지능 추론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다
“일회성 검증을 넘어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성장 경험을 산업 생태계에 남겨야 합니다.”
국내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 선두주자인 리벨리온의 박성현 대표(42세)는 최근 인터뷰에서 ‘독립’이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언급했습니다.
“독립운동을 하는 마음으로 AI 칩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AI 3대 강국’이라는 목표 아래 국가 대표 AI 모델 제작을 핵심 사업으로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대표는 기반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국내 AI 소프트웨어가 해외 AI 시스템에 의존하게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올해 AI 산업은 ‘학습 단계’에서 ‘실제 서비스 운영(추론) 단계’로 중심축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AI 모델 학습과 계산의 핵심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주도했다면, 앞으로는 추론에 최적화된 저전력·고효율의 신경망처리장치(NPU)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는 올해 세계 AI 컴퓨팅 능력의 3분의 2가 추론 작업에 사용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구글, 아마존 같은 거대 기술 기업들이 자체 추론칩 개발에 집중하고, 엔비디아 역시 추론 전문 AI 스타트업 그록을 인수하며 기술 확보에 나선 이유입니다.
박 대표는 “GPU 중심 시장이 변화하는 지금이 엔비디아 독점에서 벗어나 기술 주권을 강화할 최적의 시기”라고 강조했습니다.
각국이 ‘주권형 AI’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는 시점에 리벨리온은 엔비디아 GPU를 대체할 준비를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대량 생산 준비에 들어간 차세대 AI 반도체 ‘리벨쿼드’가 핵심 무기입니다.
리벨쿼드는 국내 최초로 반도체를 기능별로 분리해 조립·연결하는 칩렛 기술을 성공적으로 적용했으며,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를 탑재했습니다.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블랙웰 H200급 성능을 구현하면서도, 에너지 효율은 H200 대비 최대 3배 이상 향상시켰습니다.
리벨리온은 지난해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등에 해외 법인을 설립했고, 올해부터 리벨쿼드로 해외 시장 점유율 확대를 본격화합니다. ‘반란(Rebellion)’이라는 회사명처럼 엔비디아 중심 시장에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분주합니다.
“우리는 반도체 연합군과 함께 나아갈 것입니다.”
박 대표는 “한국 생태계는 세계적인 거대 기술 기업들이 탐낼 만한 인재와 강력한 메모리 반도체, 위탁생산 역량을 모두 갖췄다”며 “성공과 실패의 모든 과정이 한국 생태계 안에서 이뤄져야 경험과 노하우가 후배 기업들로 전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도전이 성과를 거두려면 정부의 전략적 투자 체계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됩니다. 국내 유니콘 기업들이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하지만, 정부 지원은 일회성 검증 사업에 그친다는 지적입니다.
약 105조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설계부터 제조까지 AI 생태계 전반을 지원하는 중국 AI 강국들의 행보와는 대조적입니다.
박 대표는 “과거 메모리 반도체를 시작할 때도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지만 결국 세계 1위를 달성했다”며 “AI 반도체 기술 확보는 기업 성장을 넘어 100년 기술 경쟁력을 결정하는 투자인 만큼, 장기적 관점의 ‘K엔비디아’ 생태계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