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트를 평생 타고 싶다는 소박한 꿈
첫 올림픽 무대를 끝낸 이해인 선수의 바람은 생각보다 단순했습니다. “가능하면 스케이트를 정말 오래오래 타고 싶어요”라는 그녀의 말에는 거창한 목표보다는 진심 어린 애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21살의 젊은 선수는 ‘더 높은 곳을 향한 도전’이나 ‘다음 올림픽 출전’보다 “매일매일 건강하게, 성실하게 사는 것”을 먼저 이야기했습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다는 희망도 있지만, 그녀의 시선은 화려한 미래보다 고요한 링크 위에 오래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이번 대회에는 모든 열정을 쏟아부었습니다.
자유 연기에서도 최고 기록 경신
2026년 밀라노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자유 연기에서 이해인은 기술 점수 74.15점과 표현 점수 66.34점을 합쳐 140.49점을 기록했습니다.
앞서 단기 프로그램에서 70.07점으로 9위를 차지하며 시즌 최고 점수를 새웠던 그녀는, 자유 연기에서도 이전 최고 기록(132.06점)을 무려 8.43점이나 넘어섰습니다.
단기와 자유 연기를 모두 합친 최종 점수는 210.56점으로 시즌 최고 기록이었습니다. 목표로 세웠던 ‘상위 10위권 진입’을 성공적으로 달성하며 전체 8위로 생애 올림픽을 마무리했습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부문에서 10위 안에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입니다. 김연아 선수(2010년 금메달, 2014년 은메달)를 시작으로 최다빈 선수(2018년 7위), 유영 선수(2022년 5위), 김예림 선수(2022년 8위)에 이어 명의 한국 선수가 ‘상위 10위권’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나만의 카르멘을 완성하다
단기 프로그램 직후 “자유 연기에선 나만의 카르멘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던 그녀는 다짐을 지켰습니다.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음악에 맞춰 힘차면서도 우아한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도는 점프와 도는 점프를 연결하는 고난도 동작에서 약간 흔들렸지만, 전반적으로 실수 없이 완성도 높은 무대를 만들어냈습니다.
“링크 위에서는 ‘나만의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했어요”라고 말했던 이해인은 연기 내내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미소를 잃지 않았습니다.
경기를 마친 후에는 링크에 그대로 누워 순간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제가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고, 안심되면서 긴장이 풀려 무의식중에 누워버렸어요”라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힘든 순간마다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다
이해인은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경기가 풀리지 않거나 아쉬운 결과가 나왔을 때마다 주저앉아 있거나 계속 우울해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개선할 있을까’ 고민하고 연구한 자신을 칭찬해 주고 싶어요.”
이어서 “자유 연기는 단기 프로그램보다 떨렸지만, 침착하게 끝까지 해낸 점이 자랑스럽습니다. 올림픽을 마무리해서 좋은 기억이 같아요”라는 소감도 전했습니다.
목표였던 ‘상위 10위권 진입’ 달성에 대해서는 “단기와 자유 연기에서 모두 시즌 최고 기록을 세우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목표까지 모두 이뤄서 너무 기뻐요”라며 다시 한번 밝게 웃었습니다.
한편, 함께 출전한 신지아 선수(18세)는 이날 기술 점수 75.05점과 표현 점수 65.97점으로 141.02점을 받았으며, 단기 프로그램(65.66점)을 합산한 최종 점수 206.68점으로 11위에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