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소멸 위기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정부가 광역 통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첨단 산업을 키우고 4년 동안 20조 원을 쏟아붓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정말 이것만으로 지방에서의 삶이 매력적으로 바뀔 있을까요?
30만 규모의 작은 도시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어린 시절은 부족함 없었지만, 막연하게 서울을 동경했습니다. 텔레비전과 영화 서울 사람들은 세련되고 멋있어 보였습니다. 의사, 검사, 판사, 예술가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서울에 살았습니다.
대기업 임원이었던 친구 친척 덕분에 아이돌 콘서트 표를 구해 잠실에 갔습니다. 그때 고급 승용차를 타고, 방이 없이 많은 아파트에 사는 임원의 풍요로움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고, 비싼 등록금과 생활비는 지방에 사는 부모님이 부담하셨습니다.
서울 생활 20년, 그리고 지방을 떠올리다
서울에서 20년이 넘었습니다. 크게 불편하진 않지만, 가끔 지방 생활을 상상해봅니다. 서울은 어디를 가도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직장, 학교, 병원, 식당, 백화점, 심지어 지하철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높은 집값과 살인적인 물가가 숨통을 조입니다. 어린 시절 꿈꾸던 삶은 아니지만, 일하고 아이를 키우기 위해 서울에 남았습니다.
광역 통합, 정말 지방을 살릴 있을까?
정부는 지역 인구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광역 통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통합을 하면 매년 5조 원씩, 4년 동안 최대 20조 원을 지원받습니다. 지방 자치 단체들은 앞다퉈 첨단 산업 단지를 만들고, 화려한 기반 시설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지방 인재는 물론 서울과 해외 인재까지 끌어들일 있다고 자신합니다. 그들이 지방에서 대대손손 아이를 낳아 키우는 미래를 그립니다. 과연 그럴까요?
주민들의 반응은 회의적입니다. 당장 소멸 위기 상황에서 정부의 파격적인 투자로 일자리가 늘고 사회 기반 시설이 생긴다면 나쁠 없습니다. 하지만 통합은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 미래입니다. 미래를 꿈꾸기엔 당장의 이익과 손해가 급합니다.
“첨단 산업 단지가 들어서면 집값이 오를까요?”
“대기업이 입주한다는데 땅을 언제 파는 좋을까요?”
“통합하면 공공 기관이 어디에 들어오나요?”
주민 공청회에서는 단연 땅값이 화제입니다.
사람들은 서울에 모일까?
“서울에 사나, 지방 살면 되는데”라고 물어봅니다. 답은 간단합니다. 서울에는 보수가 높은 일자리와 다양한 선택의 기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집값이 비싸지만 그만큼 많이 오르기 때문에 빚을 내서라도 삽니다.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려면 서울에서 교육시키는 유리합니다. 세속적인 욕망이 사람들의 삶의 터전을 정합니다. 서울에 사람이 몰리는 이유입니다.
아무리 돈을 쏟아부어 통합을 한들, 이런 마음속 욕망을 없애기는 어렵습니다. 지방에 제2, 제3의 서울을 만드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지방에서 누릴 있는 삶을 보여줘야
그렇다면 지방에서 누릴 있는 삶을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자연이 담긴 소박한 집에서 가족과 매일 지은 밥을 나눠 먹는 삶
출퇴근 스트레스 없이 유연하게 일할 있는 환경이 갖춰진 삶
아이들이 적성에 맞게 더불어 사는 교육을 받을 있는 삶
혼자 있어도 충분히 안전한 삶
인간이 인간답게 있는
이런 삶이 가능하다면 서울을 벗어날 사람은 차고 넘칩니다.
서울에 사는 정치인들의 이익 다툼으로 국회에 걸린 광역 통합 특별법에는 과연 우리가 욕망할 만한 지방의 삶이 담겨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