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5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법률왜곡죄 법안을 막판에 수정했습니다.
헌법 위반 논란이 커지자 회의 시작 직전 급히 내용을 고쳤는데요. 형사 재판에만 적용하도록 범위를 좁히고, 애매했던 조항을 구체적으로 만들었습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각 조항을 명확하게 다듬어서 헌법 위반 가능성을 최대한 줄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처음 만든 법안에서는 민사와 형사 구분 없이 판사와 검사를 처벌할 있었지만, 이번 수정으로 형사 사건에 대해서만 적용되도록 바뀌었습니다.
이런 수정 결정은 하루아침에 나온 아닙니다. 사법부가 전국 법원장 회의를 긴급히 소집하고, 민주당 안팎에서 걱정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면서 당이 입장을 바꾼 겁니다. 25일 아침 민주당 의원들의 단체 채팅방에는 법안 처리를 반대하는 메시지가 쏟아졌다고 합니다.
한 의원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평범한 시민보다 법을 악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고, 다른 의원은 “솔직히 법왜곡죄를 통과시키는 그날이 두렵다”고 토로했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소셜미디어에 “본회의 전에 수정하거나 삭제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대법원 판례에 도전하는 판사를 고발하는 일이 생길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막판 수정이 처음은 아닙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에도 법사위를 통과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본회의 직전에 고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우원식 국회의장은 “법사위 결정을 거친 법안이 본회의에서 수정되는 것은 매우 나쁜 선례”라며 “국회 자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사실 민주당은 22일 의원총회에서 법왜곡죄, 재판불복제도, 대법관 늘리기 이른바 ‘사법개혁 3개 법안’을 원안 그대로 처리하기로 결정했었습니다. 야당은 물론 법조계, 시민단체에서도 ‘왜곡’ 기준이 불명확해서 헌법의 명확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말입니다. 의원총회에서도 일부 의원이 강하게 우려했지만 원안 강행을 결정했다가, 사흘 만에 입장을 바꾼 것입니다.
민주당은 26일 무제한 토론을 강제로 끝내고 법왜곡죄 법안을 통과시킨 뒤, 재판불복제도를 담은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나머지 법안도 처리할 계획입니다. 재판불복제도 역시 헌법이 정한 3심 제도에 반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나머지 사법개혁 법안은 수정 없이 그대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민주당이 무제한 토론을 강제로 끝내고 상법 개정안을 표결한 법왜곡죄 법안을 올리자, 다시 무제한 토론에 돌입했습니다. 첫 발언자로 나선 조배숙 의원은 “판사에게 정권 눈치를 보면서 재판하라는 노골적인 협박”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다음 3일 무제한 토론이 끝날 때까지 국회의 모든 상임위원회 활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여야가 합의해서 만든 대미투자특별위원회도 멈춰 섰는데, 특위 활동 기한이 다음 9일인 점을 고려하면 대미 투자 특별법 처리도 불투명해졌습니다.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의원 161명이 찬성해 이번 수정안은 상임위원회 심사와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 검토 정상적인 절차를 건너뛰고 바로 본회의에 올라갔습니다. 집권 여당이 국민 생활에 영향을 미칠 법안을 계속해서 급하게 처리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지난해 12월 정보통신망법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이어 또다시 ‘땜질식’ 법안 처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