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살 고등학생, 역사를 만들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이 막을 내린 가운데, 유승은(18세)이라는 이름이 한국 겨울 스포츠 역사에 새롭게 각인됐다. 그녀는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종목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종목에서 최초의 여성 메달 주인공이 되는 쾌거를 이뤘다.
3주간의 여정, 그리고 그리운 고향 음식
20일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유승은은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녀는 한국 선수단 가장 먼저 이탈리아에 도착했지만, 가장 마지막에 떠나게 된 특별한 경험을 했다.
“처음에는 올림픽을 제대로 느낄 있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어요. 하지만 3주를 여기서 보내다 보니 시간이 정말 길게 느껴지더라고요. 지금은 빨리 한국에 돌아가서 김치찌개, 소고기국밥, 순대국밥, 감자탕 같은 음식들이 너무 먹고 싶어요.”
쏟아진 축하 메시지들
메달 소식이 전해지자 나라가 들썩였다. 학교에서 평소 인사도 나누지 않던 친구들까지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고, 2018년 평창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레드 제라드(미국)도 “경기 재미있게 봤다”며 격려의 말을 전했다. 유승은의 어머니는 심지어 10년 유치원 알았던 학부모들에게서도 축하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결선 무대에서 펼쳐진 완벽한 순간
대회 기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는 질문에 유승은은 망설임 없이 빅에어 결선 번째 시도를 꼽았다. 그녀는 몸을 뒤쪽으로 바퀴 회전하는 ‘백사이드 1440’ 기술을 깔끔하게 성공시켰고, 번째 시도에서는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또 다른 고난도 기술까지 완성해냈다.
“연습할 번도 성공하지 못했던 기술이었어요. 그런데 올림픽 결선이라는 무대에서 해냈죠. 순간 저도 ‘와, 이거 느낌 정말 좋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특히 기억에 남는 같아요.”
아쉬움도 남긴 슬로프스타일
하지만 모든 순간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슬로프스타일 결선에서는 세 번의 기회를 모두 제대로 살리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고 고백했다. 유승은은 “너무 많이 후회되고, 부족한 점을 많이 느꼈어요. 앞으로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재능보다는 노력하는 모습을 기억해주세요”
기자회견 내내 유승은은 겸손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 같은 나이의 하프파이프 금메달리스트 최가온을 언급하며 “친구지만 정말 존경스러워요. 가온이를 보면 정말 탄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뛰어난 선수는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저는 ‘잘 타는 선수’라기보다는 ‘열심히 하는 선수’입니다. 사람들이 저를 그렇게 봐주시면 좋겠어요.”
앞으로의 계획
다음 올림픽에 대한 질문에는 “한국에 돌아가서 천천히 생각해보겠다”며 신중한 답변을 내놨다. 다만 스노보더로서 운동에 집중하면서도 학업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 멋진 기술을 보여드릴 있도록 열심히 연습하겠습니다”라는 각오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