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서예서화실, 6개월간의 대대적 리모델링 끝에 다시 연다
박물관 측은 관람객들이 자주 찾아올 있도록 3개월마다 새로운 주제로 특별전을 선보이기로 했다.
첫 번째 시즌의 주인공, 겸재 정선
조선시대 화가 정선(1676~1759)은 우리나라 산수화의 새로운 시대를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의 친구이자 화가였던 조영석(1687~1761)은 “우리나라의 산수화는 정선으로부터 완전히 새롭게 시작되었다”고 극찬했다.
정선이 만들어낸 ‘진경산수화’란?
전통적인 산수화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정선은 단순히 풍경을 베끼는 것을 넘어서, 자연을 보며 느낀 감동과 인상을 회화적으로 재해석하는 ‘진경산수화’라는 독특한 스타일을 창조해냈다. 이는 한국 산수화의 수준을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린 혁신이었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 ‘박연폭포’
정선이 70대에 그린 ‘박연폭포’는 진경산수화의 최고 걸작으로 손꼽힌다. 작품은 새가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독특한 시점으로 그려졌으며, 풍경 사람들을 아주 작게 표현해 자연의 압도적인 위엄을 극대화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지난 25일 언론 공개 행사에서 “정선은 과장의 달인이다. 실제 폭포보다 4배는 크게 그린 같다”며 “자연 그대로의 모습은 아니지만, 그림으로서는 완벽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특별한 전시 운영 방식
이번에 재개관하는 서화실은 일부 공간을 특별전용으로 꾸며, 3개월마다 다른 주제의 전시로 교체된다. 시즌마다 ‘시즌 하이라이트’라는 이름으로 대표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
재개관 특별전의 주인공은 정선이며, 핵심 작품은 ‘박연폭포’다. 작품은 개인이 소장하고 있어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에서 잠깐 공개된 적은 있지만,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함께 만나볼 있는 다른 명작들
‘박연폭포’와 함께 정선이 1711년 처음 금강산 여행을 다녀온 그린 ‘신묘년풍악도첩’도 주요 작품으로 전시된다. 비교적 젊은 시절의 작품이라 ‘박연폭포’나 ‘인왕제색도’ 같은 유명한 작품들보다는 완성도가 다소 떨어지지만, 이미 진경산수화의 핵심 요소들이 담겨 있어 의미가 깊다.
정선의 친구였던 조영석의 ‘설중방우도’도 함께 전시된다. 유홍준 관장은 “정선이 우리나라 산수화의 문을 열었다면, 조영석은 한국적인 인물을 그린 풍속화의 시작을 알렸다”고 가치를 강조했다.
서예 작품도 대폭 강화
이번 서화실 개편에서는 서예 분야에도 힘을 실었다. 안평대군, 한석봉, 추사 김정희 명필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김정희가 실제로 사용했던 붓과 머루(벼루), 미디어아트 작품 등을 함께 배치해 입체적인 감상이 가능하도록 했다. 문인들이 꿈꾸던 이상적인 공간을 시각화한 ‘서화가의 창’ 연출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감상용 수묵화와 실용적인 채색화로 구분
서화실의 나머지 공간은 감상을 목적으로 수묵화와 기능성이 강한 채색화, 이렇게 영역으로 나누어 전시된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팬들이 반가워할 만한 작품도 걸렸다. 작품 무대 배경으로 등장했던 궁중 그림 ‘일월오봉도’와, 캐릭터로 유명해진 까치·호랑이 그림 등을 직접 있다.
앞으로의 전시 계획
국립중앙박물관은 정선 특별전을 4월 26일까지 진행한 후, 연중 김홍도, 김정희, 조선 말기 회화 순으로 3개월마다 전시 내용을 교체해 관람객들이 계속해서 새로운 작품을 만날 있도록 계획이다.
이달 10일에는 유홍준 관장이 직접 겸재 정선을 주제로 특별 강연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