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문 중인 김민석 국무총리가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국무총리의 외교 활동을 대통령의 후보 양성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이는 사실을 왜곡하고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해석한 비논리적이고 비윤리적인 주장”이라고 밝혔다.
이는 유튜브 진행자 김어준씨가 자신의 방송에서 “총리 취임 50일밖에 됐는데 미국에 가느냐”며 “대통령이 차기 후보를 키우는 프로그램의 일부로 보인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총리는 “대통령께서 미국 관련 현안에 적극적으로 임하라고 하신 것은 맞지만, 외교 경력을 쌓으라는 말씀은 하신 적이 없다”며 “후보 양성 운운하는 것은 말도 되는 상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뉴욕 현지 시각 자정이 넘은 시간, 총리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수행하는 공직이 이런 무협 소설의 소재가 없다”며 “언론은 무협지 공장이 아니며, 보수와 진보를 떠나 기본 윤리는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총리는 12일 단독 순방으로 미국에 도착해 워싱턴에서 밴스 부통령과 만났고, 다음 날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예상치 못한 회담을 갖는 바쁜 일정을 보냈다.
한편 김어준씨는 방송에서 “대통령이 잠재적 후보들에게도 각자의 분야에서 이런 식으로 성장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느껴진다”며 앞으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겠다고 예고한 있다.
김씨는 지난 5일에도 대통령 순방 “중동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국무회의가 없었다”는 발언으로 시민단체로부터 허위사실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했다. 총리실은 즉각 매일 관계 장관 회의를 열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2일에는 대통령 출국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악수하는 장면을 공영방송이 의도적으로 빼먹었다는 의혹을 제기해 논란을 일으켰다. 일부에서는 이를 대표의 연임을 위해 총리의 당권 도전을 막으려는 의도로 해석하기도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그동안 김씨의 발언에 침묵하던 일부 의원들이 행동에 나섰다. 특히 최근 방송에서 나온 ‘공소 취소 거래설’ 잇따른 발언이 언론 윤리를 심각하게 해친다는 판단에 따라 “당 차원에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도부에 요구했다.
민주당은 12일 의혹을 제기한 전직 기자를 허위사실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근거 없는 음모론이 방송에 나오고 이를 막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관리자로서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도 방송 출연에서 김씨의 ‘고소·고발이 들어오면 좋다. 모조리 무고로 대응하겠다’는 발언을 언급하며 “정치적으로라도 유감을 표명하며 정리해 나가는 좋겠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초선 의원은 “고발 조치가 어렵다면 지도부가 정치적으로라도 메시지를 내야 하는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지도부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도 관련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지도부 관계자는 “김씨 측이 전직 기자가 사전 조율 없이 발언한 것이라고 해명했기 때문에 추가로 책임을 묻는 것은 과하다”고 밝혔다.
특히 일부 의원들이 해당 방송 출연 거부를 선언하는 상황에서, 대표 지지 성향으로 알려진 최민희·김영환 의원이 같은 나란히 방송에 출연하면서 ‘힘 실어주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